방송 <애인 있어요> 중에서

배유미

카페안

설리, 티백 포트에 우리고 찻잔 뜨거운 물로 데우다 파르르 분하고,

버리려고 둔 카모마일 티백이 눈에 들어온다.

해강을 일별하고 포트 뚜껑을 열어 새 것과 바꿔 넣는 설리.

해강, 쟁반 들고 맨발로 걸어오는 설리를 벼르며 기다리는데… 설리,

악! 짧은 비명으로 멈춰 섰다가 애써 꼿꼿하게 다가가 쟁반을 놓는다.

해강 : 조심성이 없는 법이죠? 젊음은!

설리 : (쏘아보며) 저한테 왜 이러세요?

해강 : 피나요.

설리 : (내려다보면 발가락 사이에서 피가 나고)

해강 : 경고문 같은 거 절대 안 읽죠? 눈앞에 것만 보구, 보이는 대루 생각하구, 

       차 우리는 시간두 못가를 고집을 피워 낭패를 보구! 신발 신어요!

설리 : 저 혼자 좋아하는 거예요! 오해, 푸세요!

해강 : (어! 쳐다보고)

설리 : 선밴 몰라요! 아무것두 모르구. (선배한테 난) 아무것두 아니에요!

해강 : (그럼 그렇지! 안심이 되고, 티백을 꺼내 마시는) 발 안봐두 돼요?

        바루 처치 안하면 파상풍 걸려요.

설리 : (마시는 거 빤히 보며) 걱정이 많죠. 나이가 들면!

        세상 이치를 다 안다구 생각하니까 참견두 많구!

해강 : (홱 쳐다본다)

설리 : 살아온대루 보구, 생각하구, 차 우리응 시간두 못갈 판단력으루 가르치려 들구, 

       모든 걸 통제해야 안심이 되구, 돌발 상황엔 대처능력이 현격히 떨어지죠!

해강 : (파르르) …

설리 : 경고문, 필요없어요! 절대 안 읽을테니까!

       내 감정은 내가 알아서 해요! 내 사랑두 내가 알아서 할게요!

       앞으론 이런 수모, (새 운동화 보며) 저런 수고, 사양 할래요!

해강 : (일어나서 응시하며) 그 사랑이 안녕하길, 무사하길, 바랄게요!

설리 : 내 사랑은 내가 지킬테니까, 사모님은, 아니 아줌만!

       아줌마 사랑이나 지켜요!!

       부디 아줌마 사랑두 안녕하길, 무사하길, 바랄게요!!

해강 : 사선, 넘지 마! 넘어오면,

설리 : (O.L) 넘어가면, 저 죽나요? 사선이라면서요?

       하긴! 아무 것두 안 했는데두 이 정돈데, 워라두 하면!

해강 : 해봐 어디!! 어떻게 되나?!!

설리 : (팽팽) …

해강 : (팽팽) … (진언의 운동화만 챙겨서 나가고)

설리 : 운동화 갖구가요?

해강 : 버려! (또각또각 나가고)

설리 : … (부르르 노려본다)